
한때 수입 고급 세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며 야심 차게 출발했던 모델이지만, 갈수록 좁아지는 입지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기아는 기존 내연기관 대형 세단을 정리하는 대신 앞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입니다.
- 기아 K9 올해 말 생산 중단 공식화로 14년 만에 역사 속 단종 수순
- 상반기 누적 판매량 734대에 그치며 하이브리드 부재와 경쟁 밀림 한계 노출
- 신차 단종 흐름과 달리 중고 시장에서는 3천만 원대 가성비 명차로 역주행 인기
올해 판매량 734대 그쳐 결국 단종 수순

실적이 보여주는 하락세가 결국 발목을 잡았습니다. 기아 K9은 지난 2022년만 해도 연간 6,585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2024년 1,870대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단 734대에 머무르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친환경 엔진의 부재입니다. 소비자들이 기름값을 아낄 수 있는 가솔린 하이브리드로 대거 눈을 돌릴 때, K9은 고배기량 가솔린 엔진만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집안의 제네시스 브랜드가 대형차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설 자리가 좁아진 점도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소비자들은 기아의 이 같은 결정에 아쉬우면서도 이해한다는 반응입니다. 최고급 모델이라는 상징성이 있었지만 변화하는 친환경 흐름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인기를 거스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랜저보다 크고 넓은 압도적인 크기 차이

차량의 성격 자체는 일반적인 준대형차와 급이 다릅니다. K9은 전장이 5,140mm에 달해 준대형 베스트셀러인 그랜저보다 10cm나 더 길고 웅장합니다. 특히 실내 공간의 쾌적함을 결정하는 바퀴 사이 거리는 3,105mm로 그랜저보다 무려 21cm나 길어 뒷좌석에 탔을 때 느껴지는 안락함이 비교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뒷바퀴를 굴리는 후륜구동 기반이라는 점도 강점입니다. 앞바퀴를 굴리는 차들과 비교했을 때 주행할 때 부드럽게 엉덩이를 밀어주는 특유의 승차감은 영락없는 고급 의전차의 모습입니다.
도로 위의 요철을 넘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하체 세팅 역시 대형 플래그십만의 노하우가 듬뿍 담겨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훌륭한 기본기에도 불구하고 대중성 확보에는 실패했습니다.
실용성과 가성비를 앞세운 준대형 세단과 정통 회장님 차 사이에서 정체성이 모호해지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을 폭넓게 받지는 못했습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가성비 끝판왕으로 인기

재미있는 점은 신차의 단종 위기와 달리 중고 시장에서는 이 차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신차 가격은 6천만 원 중반대에서 시작하지만, 감가상각이 큰 대형차 특성상 중고 시장에 나오면 가격 매력도가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실제로 거래 플랫폼을 살펴보면 연식이 비교적 최신인 2021년식 매물들도 3천만 원대 중후반이면 상태가 좋은 차량을 골라잡을 수 있습니다. 그랜저 신차를 고민하던 소비자들이 "이 가격이면 뒷좌석이 훨씬 넓고 부드러운 K9을 타는 게 낫겠다"며 중고 매물로 시선을 돌리는 이유입니다.
특히 법인 리스나 렌트로 관리받던 매물들이 많아 차량 성능 상태 기록부가 깨끗한 차를 고르기 쉽다는 것도 매력입니다. 수입 대형 세단과 비교했을 때 유지 보수나 정비 비용 부담이 현저히 적다는 점도 중고 구매 만족도를 높여주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기아의 상징이었던 고배기량 대형 세단 K9은 판매 감소와 친환경 중심의 세대교체 흐름을 넘지 못하고 14년 여정의 마침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고급 세단의 안락함과 뛰어난 공간을 합리적인 감가 가격으로 누리고 싶다면, 지금이 깨끗하게 관리된 중고 매물을 선점하기에 아주 훌륭한 타이밍이 될 수 있습니다.
기아의 상징이었던 고배기량 대형 세단 K9은 판매 감소와 친환경 중심의 세대교체 흐름을 넘지 못하고 14년 여정의 마침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고급 세단의 안락함과 뛰어난 공간을 합리적인 감가 가격으로 누리고 싶다면, 지금이 깨끗하게 관리된 중고 매물을 선점하기에 아주 훌륭한 타이밍이 될 수 있습니다.




